하나님나라 큐티 3월 15일 소그룹 나눔 문제 해설

3월 15일

약속의 날을 향한 태도

수 17:1-7

l  흐름 살펴보기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 전쟁 이야기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노예족 출신의 유랑 민족이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여 가나안의 정착 문명과 벌이는 대결은 여느 전쟁 소설 못지않은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하지만 가나안의 남부 연합군, 북부 연합군이 차례로 괴멸되면서 가나안 정복전쟁은 종결됩니다. 그리고 12장부터는 가나안의 땅 분배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 이야기들은 지파들의 명단과 그 할당된 성읍들의 목록이 끝없이 이어져 지루하게 느껴지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들은 이 목록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 백성의 열정들을 엿보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l  말씀 살펴보기

1. 므낫세의 토지 분배에서 마길과 슬로브핫의 딸들의 이야기가 두드러지게 부각됩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을 둘러싼 이야기는 민수기 27:1-11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먼저 그 부분을 읽어 봅시다. 슬로브핫의 딸들의 이름은 무엇입니까?(민 27:1) 그리고 그녀들이 처한 상황은 무엇이며, 그녀들은 모세에게 무엇을 요청합니까?(민 27:3-4)

ð  성경에서 슬로브핫의 딸들의 이야기는 두 번 언급됩니다. 한 번은 가나안 땅 분배를 위한 이스라엘의 2차 인구 조사 이야기에서 먼저 등장하고, 또 한 번은 실제로 가나안에 들어와서 땅을 분배하는 본문의 이야기에서 두 번째로 등장합니다. 민수기 27장은 광야 이스라엘의 2차 인구 조사가 시행되던 중, 슬로브핫의 딸들이 모세를 찾아 온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녀들의 이름은 말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입니다.

ð  광야에서의 2차 인구조사는 지파 단위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지파를 이루는 각 집안 단위로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야 공평한 분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므낫세 지파의 헤벨의 아들 슬로브핫은 아들을 얻지 못한 채 광야에서 죽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토지 분배에서 빠질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슬로브핫의 다섯 딸들은 모세를 찾아가 아들이 없이 죽었다는 이유로 땅 분배에 빠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합니다. 땅도 땅이지만, 그렇게 되면 슬로브핫은 완전히 이스라엘에서 잊혀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들은 자신들에게 땅을 분배하여 슬로브핫 집안이 존속되게 해 달라고 말합니다(민27:3-4).

2. 슬로브핫의 다섯 딸들의 요청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응답하십니까?(민27:6-7)

ð  이 요구에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아들 없이 죽었을 경우에는 딸이 그 기업을 받도록 하고, 딸도 없을 경우에는 가까운 친족 순으로 그 기업을 잇는 규례를 만들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슬로브핫의 딸들의 요구를 인정하셨을 뿐만 아니라, 기업을 상속할 딸마저 없는 집안을 구제할 수 있는 길까지 마련해 주신 것입니다.

3. 모세 생전에 땅 분배에 대한 약속을 얻었던 그녀들은, 정복 전쟁이 끝나고 드디어 기업이 분배될 때 어떻게 대응합니까?(수 17:4)

ð  가나안 정복과 토지 분배라는 감격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경험한 슬로브핫의 딸들은 드디어 기업 분배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자, 자신들이 이미 믿음 안에서 요구하여 얻은 약속을 지켜 달라고 여호수아를 찾아 옵니다. 그녀들은 한 순간의 서운한 감정을 토로하고서는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 언약의 실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지도자는 모세가 아니라 여호수아로 바뀌었지만, 이 언약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것이기에 그녀들은 당당하게 여호수아에게 땅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호수아서는 이 다섯 딸의 요구와 그에 대한 수용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이루어졌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기업 분배라는 커다란 그림 안에, 마길과 같은 용사의 땅 분배가 있는가 하면, 슬로브핫의 딸들 같은 용기 있고 지혜로운 여인들을 위한 땅 분배도 있습니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체념하거나 인습, 전통에 매여 그저 수용해 버리지 않은 이들을 통해, 후대의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규례가 확립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땅이 하나님 앞에서 그 명령과 일치되게 이루어져 가는 과정을 통해 땅 분배 자체가 이스라엘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이스라엘은 땅이 넓어서 특별한 민족이 아니라, 올바르고 공평하게 땅이 분배되어 특별한 민족입니다.

l  삶을 향하여

1. 가정이나 회사 등에서 부당한 전통과 인습, 관행으로 인해 부당한 일을 겪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까? 우리는 그런 사안들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ð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종종 하나님께서 지나치게 가부장적이시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또한 성경이 노예제도나 일부다처제 등을 허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이 윤리적, 종교적 목적으로 기록된 소설이 아니라 역사적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이 경험한 사건들의 기록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역사적, 문화적 상황에 갇힌 사람들과 소통하셔야 했습니다. 소통이란 소통의 대상을 한 번에 완전히 바꾸어버리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며 점점 그 주제가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이스라엘에게 ‘완벽한’ 율법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율법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신 것은 사실이지만, 율법은 애초부터 하나님의 뜻을 완전히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은 아니었습니다. 구약의 율법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의 수준을 감안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5~7장에서 율법의 진정한 의미를 새롭게 가르치시며 그 적용을 확장시키신 것입니다.)

ð  하나님께서 그 뜻을 더 풍성하게 드러내시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는 사람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더 풍성한 하나님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준비가 될 때, 하나님께서는 역사의 진보를 이루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브핫의 딸들은 가부장적 문화보다 더 중요한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게 되었고, 그래서 자신들에게도 언약의 땅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전통, 관습, 관행이라는 벽 앞에서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태도가 아닙니다. 물론 그런 것들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소중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발견했다면 당당하게 하나님께 기도하며 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기도와 행동을 통해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진전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상충되는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미리 포기하고 방치하고 있는 상황은 없습니까? 그것은 직장의 문화일 수도 있고, 친구들과의 문화일 수도 있고, 가정에서의 문화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며 그것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반응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당연시하고 있지만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 방향에 있는 것 겉은 상황들을 서로 이야기해 보십시오.

2. 슬로브핫의 딸들의 용기 있는 요청으로 인해 여호와께서는 모세를 통해 딸만 있는 집을 위한 상속 규례를 만들게 하십니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지혜로운 응답이 여호와의 행하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이 일은 놀랍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 보좌를 움직인다는 것은 슬로브핫의 딸들처럼 자신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용기 있게 구할 때 하나님께서 움직이시며 변화를 만드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연관해 우리의 기도와 신앙의 삶을 돌아봅시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은 채, 하늘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습니까?

ð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반응을 따라 더 풍성하고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우리의 반응에 따라 하나님의 통치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도의 양이나 그 열정의 강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기도의 깊은 묵상에 이은 구체적인 행동이 나타났을 때에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최근 나의 기도제목들을 돌아보십시오. 그리고 그 기도제목들은 하나님의 뜻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십시오. 구체적인 행동은 없고 그저 생각뿐인 기도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십시오. 혹시 오로지 나의 뜻만을 위해 기도해 왔다면,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따라 기도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